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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앙시조대상
혀의 세계
이송희

바람을 삼키며 건널목을 지났어요

찢긴 혀가 나뭇잎처럼 나뒹구는 길모퉁이

뜨겁게 달아오른 입이
벌레처럼 모여들었죠

빈말을 머금은,
바늘 돋친 혓바닥 위로

표정을 바꿔가면서 떠오른 해의 무늬가

붉은 눈 반짝거리며
하염없이 따라왔어요

숨을 참고 속엣말을 깊숙이 넣어둔 채

길고 짧은 실마리를 힘껏 끌어당길 때

입안에 숨겨둔 혀가
크게 부어올랐어요 [출처:중앙일보] https://www.joongang.co.kr/article/25389127